빨간 왕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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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미술관에서 그림 찾기가 거의 끝났어요. 토리의 카드에는 빈칸이 딱 하나 남았지요. 이 칸을 채우면 탐정 도장을 쾅! 찍을 수 있었어요.

“마지막 그림은 같이 찾자.” 모아가 손을 내밀었어요. 토리는 손을 잡았지만 속으로 생각했지요. ‘이번엔 내가 먼저 맞힐 거야!’

마지막 카드에는 아침 해와 빨간 뾰족 모양이 그려져 있었어요. “이게 누구의 머리 위에 있을까?” 모아가 고개를 갸웃했어요. 토리는 빨간 모양만 뚫어지게 보았어요.

두 친구 앞에 갈림길이 나타났어요. 왼쪽 방에서는 커다란 금빛 액자가 반짝였어요. 오른쪽 방에서는 파란 새 그림이 살짝 보였지요. 갈림길 벽 아래에는 작은 깃털 화살표도 붙어 있었어요.

“왕관이다! 왼쪽에 왕이 있겠지?” “토리야, 저기—” 모아가 손가락을 들었어요. 하지만 토리의 발이 먼저 움직였어요.

쿵쾅, 쿵쾅! 토리는 갈림길을 뛰어 지나갔어요. 작은 깃털 화살표는 토리의 등 뒤로 사라졌지요. 모아의 손가락은 아직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었어요.

왕 그림실에는 커다란 초상화가 걸려 있었어요. 왕의 왕관이 번쩍! 토리의 눈도 번쩍! “역시 내가 맞혔어!”

토리는 모아가 있는 방을 향해 외쳤어요. “찾았다아아!” 높은 천장 아래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어요.

오른쪽 방에서 새 그림을 살피던 모아의 연필이 멈췄어요. “어? 정말 찾았나 봐.” 모아와 친구들이 그림을 두고 왕 그림실로 왔어요.

좁은 입구에 아이들이 모였어요.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오던 가족이 입구 앞에서 멈췄지요. 모아는 자기 스케치를 접어 쥐었어요.

“봐! 머리 위에 왕관이 있잖아.” 토리가 카드를 초상화 옆에 들었어요. 친구들도 두 그림을 번갈아 보았지요. 그런데 카드의 모양은 빨갛고, 왕의 왕관은 금빛이었어요.

토리는 눈을 껌뻑였어요. “어… 조명 때문에 금빛으로 보이는 걸 거야!” 왕의 초상화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토리는 왕 뒤의 둥근 금빛 거울을 가리켰어요. “그리고 이것 봐! 아침 해도 있잖아!” “토리야, 그건 거울이야.” 모아가 말했어요.

토리는 카드를 등 뒤로 숨겼어요. 친구들 앞에서 틀렸다고 말하기가 싫었어요. 모아와 같이 찾자고 약속한 것도 마음에 걸렸지요.

그때 함께 온 어른이 말했어요. “이제 그림 하나만 더 보고 나가자.” 마지막 기회였어요. 토리는 어느 방으로 가야 할지 몰랐어요.

‘다른 방에 왕이 또 있을지도 몰라.’ 토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어요. 모두에게 “저쪽으로 가자!” 하고 외치려 했지요.

그때 입구에서 기다리던 가족이 보였어요. 모아는 접은 스케치를 꼭 쥐고 있었어요. 토리의 외침 때문에 모아도 보던 그림을 놓쳤지요. 토리는 들이마신 숨을 천천히 내쉬었어요.

토리는 한쪽으로 비켜섰어요. 친구들도 자리를 내주자 기다리던 가족이 지나갔어요. 토리가 모아에게 말했어요. “내가 틀렸어. 크게 불러서 네 그림도 못 보게 했지. 미안해.”

토리는 모아 곁으로 가서 물었어요. “아까 네가 보던 그림에는 뭐가 있었어?” 모아는 잠깐 토리를 보더니, 접었던 스케치를 펼쳤어요. “하얀 깃털이 있었어. 여기까지 그렸지.”

“깃털?” 두 친구는 갈림길로 나란히 걸어갔어요. 사박, 사박. 이번에는 벽 아래의 작은 깃털 화살표가 보였어요.

“앗! 아까 내가 뛰어 지나간 자리잖아.” 토리는 화살표를 따라 오른쪽 방을 보았어요. 모아가 처음부터 가리키던 바로 그 방이었지요.

그림 속에서는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어요. 해 아래에는 두 발로 선 새 한 마리가 있었지요. 하얀 깃털, 그리고 머리 위의 빨간 뾰족 모양! “왕관이 아니라 수탉의 볏이야!”

토리와 모아는 카드의 빈칸에 수탉을 함께 그렸어요. 탐정 도장도 쾅! 찍었지요. 토리가 킥킥 웃었어요. “난 왕이 아침마다 꼬끼오 하는 줄 알았어.”

두 친구는 전시실을 나란히 걸어 나왔어요. 문밖의 넓은 마당에 이르자 토리가 모아를 보았어요. 모아도 씩 웃었지요. 둘은 나란히 달렸어요. “꼬끼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