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미의 용은 딸랑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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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놀이터에서 괴물 잔치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친구들은 자기가 만든 괴물을 하나씩 무대에 올리기로 했지요. 아기 곰 꼬미는 상자로 커다란 용을 만들었어요. 뿔은 삐죽, 이빨은 뾰족, 꼬리는 꼬불꼬불!

그런데 딱 한 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용에게 멋진 소리가 없었거든요. “크아아앙!” 꼬미가 소리치자 목이 간질간질했어요. “크아… 에취!” 지나가던 오리 두리가 깜짝 놀랐어요. “네 용, 감기 걸렸어?”

그때 옆에서 맑은 소리가 들렸어요. 딸랑, 딸랑! 토끼 보리가 별 모양의 노란 방울을 흔들고 있었어요. 햇빛이 닿을 때마다 작은 별이 반짝였지요. 꼬미는 방울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저게 내 거라면. 내 용이 움직일 때마다 저 소리가 난다면!

“보리야, 그 방울 내 용에 넣어도 돼?” “안 돼. 나는 내 팔찌에 달 거야.”

보리는 방울을 탁자에 놓고, 집에 팔찌 끈을 가지러 갔어요. 꼬미 앞에는 반짝이는 방울만 남았지요. 꼬미는 자기 용을 보았어요. 방울을 보았어요. 다시 용을 보았어요. ‘잔치가 끝나면 돌려주면 되잖아.’

꼬미는 방울을 집어 용의 상자 배 속에 넣었어요. 배를 테이프로 꼭 닫고, 초록 종이 비늘도 덧붙였지요.

용을 한 번 흔들었어요. 딸랑! 두 번 흔들었어요. 딸랑딸랑! “우아, 노래하는 용이네!” 두리가 용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어요. 꼬미는 어깨가 으쓱해졌어요.

조금 뒤, 보리가 돌아왔어요. 팔찌 끈에는 아무것도 달려 있지 않았어요. “여기 있던 내 방울 못 봤어?”

꼬미는 용을 꼭 붙잡았어요. 흔들면 소리가 날까 봐서요. 입에서는 아주 작은 말만 나왔어요. “그게….” 보리는 대답을 기다리다 탁자 밑으로 몸을 숙였어요. 꼬미도 허리를 숙였지만, 두 손은 용에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잔치가 시작됐어요. 종이 괴물이 등장하자 친구들이 깔깔 웃었어요. 커다란 이빨 사이로 앞니 두 개가 쏙 보였거든요. 꼬미도 웃으려다가 보리를 보았어요. 보리는 무대 쪽으로 등을 돌린 채 풀밭을 살피고 있었어요.

“다음은 꼬미의 노래하는 용입니다!” 꼬미는 무대 쪽으로 한 걸음 갔어요. 용의 배에서 예쁜 소리가 났어요. 딸랑.

보리는 멀리 있었어요. 지금 무대에 올라가면 아무도 방울을 보지 못할 거예요. 친구들이 용의 노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꼬미는 한 걸음 더 내디디려다 멈췄어요. ‘내 용은 여기 있는데, 보리 방울은 없잖아.’ 꼬미는 용을 바닥에 내려놓았어요. “잠깐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

배에 붙인 테이프 끝을 찾아 잡아당겼어요. 쭈우욱. 초록 비늘 하나가 함께 찢어졌어요.

꼬미의 손이 멈췄어요. 아침 내내 붙인 비늘이었어요. 이제야 정말 멋진 용이 됐는데.

“꼬미야, 준비됐어?” 무대에서 두리가 불렀어요. 꼬미는 찢어진 비늘을 한 번 쓰다듬었어요. 그리고 테이프를 마저 떼었어요. “내 차례는 건너뛰어 줘!”

쩌억. 상자 배가 열렸어요. 별 방울이 바닥으로 굴러 나오려 하자 꼬미가 두 손으로 받았어요. 딸랑.

꼬미는 방울을 들고 보리에게 갔어요. “내가 가져갔어. 내 용에서 이 소리가 나면 좋겠어서.”

보리가 방울을 받았어요. “나는 안 된다고 했잖아.” 꼬미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런데도 가져갔어. 미안해. 나 때문에 계속 찾았지.” 보리는 방울을 손에 꼭 쥐었어요. “다음에는 가져가지 마.” “응.”

꼬미는 보리가 놓아 둔 팔찌 끈을 가리켰어요. “묶을 때 끈 잡아 줘도 돼?” 보리는 잠깐 생각하다 끈 한쪽을 내밀었어요. “여기만 잡아 줘.” 꼬미는 끈을 잡았어요. 보리는 자기 방울을 자기 팔찌에 달았지요.

잔치가 끝났을 때, 꼬미의 용은 아직 배가 벌어져 있었어요. 무대에 서지는 못했어요. 꼬미는 용과 떨어진 비늘을 모두 챙겨 집으로 갔어요.

다음 날, 꼬미는 용의 배를 고쳤어요. 찢어진 자리에는 자기가 가진 빨간 종이를 붙였어요. 초록 용에게 빨간 배꼽이 생겼지요.

놀이터에 가니 보리의 팔찌가 반짝였어요. 꼬미는 여전히 그 방울이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손을 뻗지 않았어요. 두리가 달려왔어요. “네 용, 이제 노래 안 해?”

꼬미는 용 뒤로 얼굴을 숨겼어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었지요. “크르르르… 뿡!” 두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용이 방귀 뀌었어!” “이번 소리는 내가 냈어!” 꼬미는 용 뒤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었어요. 용의 빨간 배꼽도 꼬미를 따라 씰룩씰룩 움직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