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의 달빛 다섯 걸음

달이 강물 위에 동그랗게 떠오른 저녁, 아기 해달 보름은 친구 솔솔과 강가 둥지집에서 조용히 놀았어요. 나무 달 조각과 작은 천 별이 둥근 깔개 위에 포근히 놓여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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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은 하품이 나왔지만 잠자리에 가려고 장난감과 양치 컵과 잠옷을 한꺼번에 챙겼어요. 물건이 바구니 안에서 섞이고, 잠옷 한쪽 소매가 뒤집혀 무엇부터 할지 잠시 헷갈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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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은 천천히 숨을 쉬며 눈꺼풀과 어깨가 보내는 신호를 살펴보았어요. 솔솔이 다정하게 손을 내밀자, 보름은 몸이 쉬고 싶다고 알려 주는 것 같으니 한 걸음씩 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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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바닥에 작은 달 모양 천 다섯 장을 차례로 놓았어요. 첫 달에는 장난감 바구니, 다음에는 양치 컵, 그다음에는 잠옷, 그림책, 마지막에는 포근한 이불을 그림처럼 올려 잠자리 순서를 만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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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은 첫 달부터 천천히 시작했어요. 나무 달 조각을 바구니에 넣고, 세면대 앞에서 양치를 한 뒤, 다음 달에 놓인 잠옷을 두 손으로 펼쳐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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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잠옷 소매가 꼬여서 보름의 손이 쏙 나오지 않았어요. 보름은 엄마 수달에게 ‘엄마, 잠옷 소매가 꼬였어요. 도와주세요.’ 하고 말했고, 엄마는 소매를 천천히 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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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을 입은 보름은 솔솔과 그림책을 한 장씩 살펴본 뒤 이불 속으로 들어갔어요. 하품은 부드러운 미소가 되었고, 보름의 몸은 달빛처럼 차분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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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달이 이불을 살짝 덮어 주고 솔솔이 손을 흔들자, 보름은 포근한 밤을 맞았어요. 보름은 다음에도 몸의 신호를 듣고 잠자리 순서를 한 걸음씩 따라가며, 도움이 필요하면 꼭 말하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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